2. 예금의 매력과 한계: 안정성은 여전할까?
2025년 현재, 고금리 기조가 길어졌지만 시장은 서서히 그 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 수준에서 2년 가까이 동결하면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이전의 4%대에서 2~3%대 중반 수준으로 안정화되었습니다. 한때 예금만으로도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시기가 지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금은 여전히 개인 재테크의 핵심 축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금 보장이 확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예금자보호제도에 따라 금융회사별로 1인당 5천만 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합쳐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은행과 B은행에 각각 5천만 원씩 예치했다면, 두 은행 모두에서 보호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법 개정 전이므로 현재 기준은 5천만 원입니다. 따라서 예치 시에는 은행별로 금액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예금의 안정성은 더욱 돋보입니다. 다만, 예금이 가진 ‘안정성의 대가’는 낮은 수익률입니다. 물가가 2% 안팎인 상황에서 3%대 이자율은 실질 구매력 증가분이 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연 3.2% 금리의 1년 정기예금에 1,000만 원을 맡기면 세후 이자 수익은 약 27만 원 정도에 그칩니다. 명목상으론 돈이 불어나지만, 실제 물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보존에 가까운 수익’일 뿐입니다.
또한 예금의 가장 큰 단점은 유동성 제약입니다. 만기 이전에 중도 해지하면 대부분의 은행이 0.5~1%대의 중도해지 이율만 적용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 돈을 자유롭게 운용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단기 자금 운용이 필요한 투자자에게는 예금이 오히려 자금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한편,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의 금리 격차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8~3.2% 수준이며, 인터넷은행(토스, 케이뱅크 등)은 3.3~3.5%, 저축은행은 3.8~4.2%까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물론 저축은행 상품이라 하더라도 예금자보호 범위 내에서는 안전하지만, 은행의 건전성과 신용등급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같은 금리 정체 구간에서는 예금만으로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다른 자산과 병행하는 혼합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예금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안정성 비중’을 담당하고, 채권형 ETF나 달러 RP 등 ‘수익형 비중’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즉, 예금은 ‘돈을 굴리는 자산’이라기보다 ‘시장 변동기에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패’로 보는 접근이 현실적입니다.
결국 예금의 매력은 변하지 않습니다. 고금리가 끝나더라도 예금은 여전히 기본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할 것입니다. 다만 과거처럼 예금만으로 만족스러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예금을 ‘수익 수단’이 아니라 ‘기초 방어 자산’으로 활용하면서, 금리 하락기에 대비해 채권형 자산이나 유동성 상품으로 점진적 전환을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